전유성 별세 - 한국 코미디의 아버지를 떠나보내며

 

2025년 9월 25일, 한국 코미디계에 큰 슬픔이 찾아왔습니다. '개그계 대부'로 불리며 한국 현대 코미디사의 산증인이었던 코미디언 전유성(1949~2025) 선생이 향년 76세로 별세했습니다. 전유성은 이날 오후 9시 5분경 폐기흉 악화로 입원 중이던 전북대학교 병원에서 유일한 가족인 딸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습니다.


전유성은 누구인가?

'개그맨'이라는 용어의 창시자

전유성은 단순히 한 명의 코미디언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한국 코미디계의 틀을 만든 개척자였습니다. 특히 '개그맨'이라는 용어를 대중화한 인물로, 이 용어는 현재까지도 한국 코미디계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서라벌예술대학 연극과 연출 전공을 마친 후, 원래는 정극 배우를 지망했지만 코미디 분야로 전향하여 한국 코미디사에 큰 족적을 남겼습니다.

개그콘서트의 원안자

전유성의 가장 큰 업적 중 하나는 KBS 2TV 《개그콘서트》를 최초로 기획한 것입니다. 개그우먼 김미화와 함께 이 프로그램의 초석을 다진 전유성은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까지 이어진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의 유행을 주도했습니다. 개그콘서트는 한국 코미디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로 평가받으며, 수많은 코미디언들의 등용문 역할을 했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의 활동

작가이자 기획자

전유성은 코미디언뿐만 아니라 작가로도 활발히 활동했습니다. 1970년대 최고의 TV 인기 쇼 프로그램의 대본을 썼으며, 연극과 클래식 콘서트 등 다양한 공연을 기획하고 연출했습니다. 그의 저서로는 《컴퓨터, 1주일만 하면 전유성만큼 한다》, 《조금만 비겁하면 인생이 즐겁다》, 《전유성의 구라삼국지》 등이 있어 유머러스한 글솜씨를 보여주었습니다.

혁신적인 공연 기획

전유성은 기존의 틀을 깨는 창의적인 공연들을 기획했습니다. 성악과 개그를 접목한 '아이들이 떠들어도 화내지 않는 음악회',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개나소나 콘서트'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데뷔 50주년 기념 공연 '전유성의 쑈쑈쑈'를 통해서도 변함없는 무대 열정을 과시했습니다.


후진 양성에 힘쓴 멘토

전유성은 개인의 성공에만 머무르지 않고 후진 양성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2001년부터 '코미디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많은 후배 코미디언들을 발굴하고 육성했습니다. 그가 발굴한 많은 코미디언들이 현재 한국 코미디계의 주요 인물들로 활동하고 있어, 그의 영향력이 얼마나 지대한지를 보여줍니다.


건강 악화와 마지막 순간들

전유성은 최근 몇 년간 건강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지난해 급성 폐렴과 코로나19 후유증 등으로 입원 치료를 받았으며, 최근에는 폐기흉 증세가 악화되어 전북대학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습니다. 상태가 호전되면 수술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장례식과 추모 분위기

전유성의 장례는 대한민국방송코미디언협회 주관으로 서울에서 희극인장으로 치러질 예정입니다. 개그콘서트 제작진과 많은 코미디언들이 추모 노제와 마지막 배웅을 준비하고 있으며, 한국 코미디계 전체가 거대한 별을 잃은 슬픔에 빠져 있습니다.


전유성이 남긴 유산

한국 코미디의 DNA

전유성은 단순히 웃음을 주는 연예인이 아니라 한국 코미디의 DNA를 만든 인물입니다. 그가 창조한 '개그맨'이라는 용어, 개그콘서트라는 포맷, 그리고 공개 코미디라는 장르는 모두 현재 한국 코미디계의 기반이 되고 있습니다.

창의성과 도전 정신

전유성의 가장 큰 유산은 창의성과 도전 정신입니다. 기존의 틀에 안주하지 않고 항상 새로운 것을 시도했던 그의 정신은 많은 후배 코미디언들에게 영감을 주었습니다. 성악과 개그의 결합,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공연 등 그의 아이디어들은 당시로서는 파격적이었지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후배 양성의 전통

전유성이 시작한 후배 양성의 전통은 현재까지도 한국 코미디계에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가 운영한 코미디 아카데미의 정신은 많은 선후배 코미디언들에 의해 계승되어, 한국 코미디의 지속적인 발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마치며

전유성의 별세는 한국 코미디계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문화계 전체에 큰 손실입니다.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한국인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한국 코미디의 기반을 만들어온 그의 공로는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개그계의 대부"이자 "1호 개그맨"으로 불렸던 전유성은 이제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만든 웃음의 유산은 계속해서 우리 곁에 남아있을 것입니다. 한국 코미디의 아버지 전유성 선생의 명복을 빕니다.


전유성(1949.4.11~2025.9.25), 향년 76세
대한민국 코미디언, 작가, 공연기획자
개그콘서트 원안자, 개그맨이라는 용어 창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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